기온이 서서히 올라가고 따스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봄 드라이브를 계획하곤 합니다. 특히 산과 바다, 강이 어우러진 강원도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봄이면 그 진가를 더욱 발휘하죠. 한적한 도로를 달리며 벚꽃길을 지나고, 강변과 해안을 따라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강원도의 명소들을 이번 글에서 소개합니다. 주말 당일치기부터 1박 2일 일정까지,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봄 드라이브 코스를 만나보세요.
인제 자작나무숲 드라이브 – 숲 속 힐링과 설경의 경계에서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 위치한 자작나무숲은 사계절 모두 매력적이지만, 봄이면 맑고 깨끗한 공기와 함께 초록의 기운이 퍼지며 ‘마음의 힐링지’로 각광받습니다. 서울에서 약 2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접근 도로도 잘 포장되어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적합합니다. 인제로 들어서기 전까지의 국도도 차가 많지 않아 운전 자체가 스트레스 없는 코스로 꼽히죠. 드라이브의 묘미는 목적지뿐 아니라 그 과정에도 있습니다. 인제 자작나무숲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내린천’이 흐르며, 봄이면 강가의 벚꽃과 초록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룹니다.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어느새 자작나무가 하늘을 향해 빼곡히 뻗어 있는 숲에 도착하게 됩니다. 아직 잔설이 남은 본초에는 흰 눈과 초록 잎이 동시에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선사하죠. 자작나무숲은 주차장부터 약 3km 정도를 걸어 올라가야 하며, 입구부터는 차량 진입이 제한됩니다. 하지만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져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방문도 무리 없습니다.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는 인제에서 유명한 메밀막국수나 황태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들도 즐비해 미식 여행도 가능합니다.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조용히 힐링하고 싶다면, 인제 자작나무숲 드라이브는 봄에 꼭 한 번 경험해 볼 만한 코스입니다.
강릉 헌화로 – 동해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낭만 도로
강원도에서 ‘드라이브’ 하면 빠질 수 없는 코스 중 하나가 바로 강릉 헌화로입니다. 정동진역에서 시작해 심곡항까지 이어지는 약 6.5km 길이의 이 해안도로는 차창 너머로 푸른 동해를 감상할 수 있어 사계절 모두 인기지만, 봄이면 더욱 감성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포근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바다, 그 옆을 따라 달리는 길은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선사하죠. 헌화로의 이름은 고려시대 설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꽃을 헌정하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이곳은 경치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주는 길입니다.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고, 길 자체가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 운전자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대에 맞춰 달리면 바다 위로 떨어지는 노을과 함께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연인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정동진역 인근에는 해안선을 따라 걷는 바다부채길도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걷기에도 좋습니다. 봄에는 유채꽃과 동백이 피기 시작해 길을 더욱 화사하게 물들이죠. 드라이브 코스 중간중간에는 커피전문점이나 작은 해산물 포장마차도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습니다. 단, 주말에는 정동진 인근 도로가 다소 붐비는 편이니 오전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릉 헌화로는 짧은 거리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과 분위기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바다를 좋아하고, 여유 있는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이 코스는 반드시 추천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평창 봉평 메밀밭 & 효석문화마을 – 문학과 봄꽃이 어우러진 감성 드라이브
봄이면 ‘봄꽃’이 전부일까요? 아닙니다. 꽃과 함께 이야기와 문화가 어우러진 여행이라면 그 감동은 배가 됩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은 바로 그런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이곳은 작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는 곳으로, 효석문화마을과 메밀밭, 전통 가옥들이 조화를 이루며 고즈넉한 봄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봄철 봉평은 메밀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전이지만, 주변 산과 들에 진달래, 철쭉, 개나리 등 다양한 봄꽃들이 피어나며 풍성한 자연경관을 보여줍니다. 특히 효석문화마을은 전통문화 체험과 함께 작가의 생가, 문학관, 기념관 등을 둘러볼 수 있어 봄 나들이에 특별함을 더합니다. 마을 곳곳에는 이효석의 문장을 인용한 표지판과 벤치가 있어 소설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며 걷기에 좋습니다. 봉평으로 향하는 길은 길고 평탄한 국도와 산길이 교차해 드라이브의 묘미를 더합니다. 특히 대관령을 넘으며 보는 산악 풍경은 봄의 초록과 겨울의 흰색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줍니다. 곳곳에 위치한 전망대와 작은 휴게소는 잠시 차를 세우고 자연을 감상하기에 딱 좋습니다. 또한 봉평은 메밀요리의 본고장답게 다양한 메밀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메밀전병, 메밀묵사발, 메밀국수 등 지역 특색 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도 여행의 중요한 즐거움이죠. 조용하고 감성적인 여행을 원하거나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봉평 드라이브 코스는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입니다.
강원도의 봄은 그 자체로 드라이브를 부르는 계절입니다. 인제의 자작나무숲은 숲과 강이 주는 힐링을, 강릉 헌화로는 바다와 낭만을, 평창 봉평은 문학과 전통이 어우러진 감성을 선사합니다. 모두 각기 다른 분위기를 지닌 곳이지만 공통적으로 봄의 따스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번 주말, 마음이 가는 대로 핸들을 돌려 강원도의 봄을 만나보세요. 당신만의 힐링 드라이브가 시작될 겁니다.